피카소의 꼬레에서의 학살
작성자 오천룡 조회수 5092 건
홈페이지 http://ohchunryong.com 작성일 2011.12.11. 09: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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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월의 화창한 일요일이면, 1950년 6월 25일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터지자 철모에 꽂은 신록의 나무잎을 펄럭이며 북쪽으로 바삐 향해 가는 용맹스러운 국군장병 모습을, 나는 서울 을지로 4가 네거리에 나가서 구경했던 생각을 하곤 한다.

나중에 경험하게 될 비참한 공포의 전쟁터를 미쳐 모르는 열살 때인 나는 ‘왜 나는 아직 어려서 저렇게 용감한 군인이 될 수 없을까’를 어린 마음에 안타까워 했었다.

독일처럼 전범국인 일본이 두 동강이가 났으면 몰라도… 36년간 일제의 치욕의 식민지하에서 벗어나서 독립한 우리나라는 세계좌우를 가르는 이데올로기에 또다시 희생되면서, 허울만은 나라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국민이 될 때까지 신탁통치를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수모를 안고 4대강국에 의해서 강제로 분단된 지 5년만에, 남하정책을 쓰는 스탈린의 사주(使嗾)를 받아 김일성은 일요일 새벽을 기하여 38선을 넘어 한반도 전체를 공산화하려는 전쟁을 일으켰다.

이러한 공산군의 침략전쟁을 재빨리 막기 위해서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평화유지를 기치로 발족한 UN은 소련이 불참한 가운데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UN군의 한국전 참전을 결의했다.

서방국가들로 구성된 UN군의 참전은 모택동의 중공군 참전으로 이어졌고 3년여를 끈 동족상잔의 비극의 전쟁은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내고도 안타깝게 전쟁전 분단상태로 휴전된 채 벌써 반세기라는 세월이 흘렀으며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재발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가장 페쇄된 공산주의 무자비한 독재체재로 지구상에서 낙인이 찍힌 북한에서는 인권이 얼마나 유린되고 자유가 얼마나 억압되어 있는지 알아낼 수 없는 캄캄한 지경이다.

10년 전 프랑스의 국경없는 의사진은 노스 코리아에서는 더 이상 의료 봉사활동을 할 수 없게 철저히 감시받는 상태여서 철수한다며 북한의 비참한 실태들에 대한 몇몇사진을 비밀히 가지고 나와 세상에 공개했다.

이로서 기아선상에서 헤메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뼈다귀뿐인 모습보다 더한 굶주린 어린아이들과 인간 이하의 생활조건 속에서 생과 사를 헤메는 북한인들의 처참한 상황을 사진으로 처음 보게 됐으며, 그 후엔 그 의사진들이 스톡홀름 노벨평화상 시상식 때에는 식장 바깥에서 별도로 낭독한 선언문에서 유태인에 대한 박해보다 더 가혹한 박해가 계속되고 있는 세계 역사상 전대미문의 북한의 비참한 인권탄압과 굶주림을 서방세계가 계속해서 방관하는 한은 독일나치가 행한 유태인학살에 대한 영원한 응징과 반복적인 규탄도 노스 코리아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중단해야한다는 경종을 세상에 울렸다.

자유를 박탈 당하고 배고파 죽어가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일인 절대독재하의 북한동포를 그냥 놔 두는 분단,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를 찾아 만주땅으로 끊임없이 탈출하는 북한동포를 모르는 채 내팽겨쳐 버리는, 이 분단의 계속은 숱한 슬픔과 끝없는 아픔을 우리민족에게 주고있으며, 전세계인을 향해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 민족적 부끄러움 때문에 머리를 들 수가 없는 것이다.


피카소가 그린 공산당 선전화 ‘마싸크르 앙 코레’


서방에서 명명한 한국전쟁이 한창 때인 1951년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우리민족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동란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꼬레(코리아)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ee)이라고 제목을 붙혀서 침략전쟁의 참상을 새롭게 또 한번 고발하는 양 세상에 내놓았다.

피카소가 공산당에 입당한지 얼마 안 돼서, 한반도 전쟁에 연합군이 참전하자 스탈린은 이것을 미 제국주의자들의 새로운 침략으로 선전하기에 바빠졌다. 이에 피카소는 당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려서 미국 GI들이 일방적으로 남의 나라땅에 짓밟고 들어가 그 나라의 무고한 백성을 무참히 죽이는 학살행위인 양 보이게 했다.

이 그림은 한 화가가 자기 조국의 재난을 애국적이고 인간애적인 면에서 그린 것이 아니라 어느 머나먼 나라의 비극을 그저 피안의 불처럼 바라보고 취급한 선전용 그림이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은 세계적 천재화가가 제작해놓은 이 좋은 자료를 반미주의사상을 부축이는 프로파간다에 걸핏하면 이용하기 시작했고1980년대에 와서는 한국 내에서 풍미한 반미운동 시위자들도 이 그림을 널리 악용하는 바람에 국내에 뒤늦게 잘 알려졌는가 하면 미국 어느 좌파 역사학자는 그의 책 ‘한국전쟁’의 표지화로 쓰기도 했다.

나는 이 그림을 파리에 오자마자 어느 전시회장에서 제목을 우연히보고야 알았는데, 그 후엔 파리 피카소 미술관 계단 내려가는 구석에 걸려있는 것을 몇 번 더 보았다. 나는 이 그림의 제작과정, 그 배경과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없음을 더 덧붙혀서 설명하기 전에 우선 들라크로아와 고야가 그림으로 고발한 경우를 예로 들고자 한다.


들라크로아의 ‘시오의 학살’


침략자의 만행을 기록한 시사성 있는 작품 중에 들라크로아(Delacroix, 1798-1863)가 그린 ‘시오의 학살’ 의 제작 동기와 제작할 때의 열정이 어떤 것이었나를 보는 것은 피카소가 ‘꼬레에서의 학살’에서 공산당의 프로파간다에 충실하기만 했던 무책임한 면이 무엇이었는가를 쉽게 비교해 알아내는 방법 이겠다.

1822년 4월, 에게바다에 있는 시오섬을 침범한 터키군대는 섬주민을 2만명이나 참혹히 학살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모조리 잡아갔다.

이 만행소식이 몇 달 후부터 그 그리스 임지에서 귀향한 부티에 대령의 메모에 의해서 프랑스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늘 날은 9.11테러행위를 현황중계처럼 TV화면에서볼 수 있었으며 세계 구석 구석에서의 대사건이 터짐과 동시에 메스 메디아를 통해서 듣고 보고 있으나 현대인들은 그런 사건에 무척이나 무뎌있다고 치자, 그러나 그때는 두 달 뒤에나 알려진 시오섬에서 생겼던 학살소식은 시간이 갈수록 유럽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래서 전 유럽인들은 그들의 정신적 고향인 그리스가 야만인들에 의해서 무참하게 저질러진 만행을 당한 것에 분노했다. 그러면서 낭만주의 새로운 사조에 젖은 젊은 세대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이러한 분노와 울분을 그들의 작품 속에 승화시켜 보려는 자극을 강하게 받았다.

젊은 화가인 들라크로아도 이소식이 다양한 색채구사와 운동감있는 동세가 많은 자유분방한 구도로 구축된 낭만주의의 새로운 화풍을 강력하게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와 주제로 생각하고 그 학살사건을 고발하는 기록화를 대형화폭에 그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작업을 할 넓은 아뜰리에를 빌려 8개월동안 작품제작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 참상을 되도록 충실하게 재현하고 싶었던 들라크로아는 모델을 자진해서 서 주려고 온 많은 친구들과 메모된 부티에 대령의 세세한 증언, 사방에서 구해 온 동방의 의상, 터키군 복장, 각종 소도구 그리고 지중해 기후와 지형을 이해하기 현지에서 그려온 수채화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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