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걸어다닌 파리 스토리
작성자 오천룡 조회수 13477 건
홈페이지 http://ohchunryong.com 작성일 2011.01.11. 18: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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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 최신작-미발표작에서 painting I 과 painting IV 에서 보실 수 있는

2008년도에 제작된 풍경화 전시회가 Gallery LVS-CRAFT(앨비스 크래프트)에서

2011/01/12 부터 01/30까지 열립니다* (오프닝 리셉션:2011/01/12 오후 4시)

- 40년 걸어다닌 파리 스토리-

이 유화들은 2008년에 제작한 풍경화들이다.

나의 40년동안의 파리체류는 나를 진정한 파리지앵으로 만들었다. 파리지앵이 파리에서 태어나 줄곧 살든가 타지로부터 와서 아주 오랫동안 살고 있는 시민을 가리킨다면 나는 후자에 속하지만 조상 대대로 살고 있는 파리지앵들 못지 않게 파리의 생활과 그들의 인습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내가 도착한 해인 1971년에는 파업이 매우 심해서 메트로와 버스 파업으로 한달 가까이 다니지 않았다. 나는 꽁방시옹에서 보나빠르뜨 가에 있는 미술학교까지 매일 세시간씩을 허비하며 걸어 다녔다. 그 덕분에 파리시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좀 알게 되었다.

처음에 무서워했던 마천루 숲 속의 도시 뉴욕 맨하튼을 이해하기 위해 가로세로 바둑판 길을 샅샅이 걸어보았던 것처럼 파리를 잘 알기 위해서는 걷는 것이 최고였다. 걷는 바람에 파리를 그리고 싶어졌다. 그렇게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공원벤치나 카페 테라스에 앉아 오늘 걷고 있는 길을 입체적으로 생각해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는 것이 나의 취미중의 하나가 되었고 그것이 화폭에 담겨졌다.

어릴적부터의 나의 그림 그리기는 화가의 길을 기어이 가고 싶어서 서울과 파리 두 도시의 미술 학교를 거쳤고 나의 그림은 정말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생화로 시작하여 인물과 정물, 그리고 시대감각에 맞추려고 비구상과 추상적인 작업에 몰두했다. 또한, 색채를 배치하여 순수한 조화를 추구하는 미학의 컴포지션에 매달렸다. 그런 끝에 나에게 궁극적인 과제로 등장된 선과 색 사용에서의 상호간 어울림을 추구하는 그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그러나 2007년에 와서는 이제까지의 나를 구속하려는 그러한 나의 방침과 목적에 시시각각 매달리고 있는 것이 싫어서 그 ‘한목적 집념’을 훌훌 털어버렸다. 그래서 나자신이 나를 가르치고 있는 지금의 ‘자유로운 표현시대’ 에 돌입했다.

나이가 먹어서일까? 나에게 그렇게 중요했던 모든 집념을 모두 털어버리고 싶어서였다. 나의 생각이 나를 어딘가 감옥같은 곳에 사로잡아 가두는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다. 화가가 되고픈 애초의 마음도 어디에 구속됨이 아닌 완전한 자유를 찾아나서려던 것이 아니었던가?

2008년에도 나는 파리의 거리를 한없이 걸었다. 길을 혼자 걷는 일은 완벽하게 고독해지는 나만의 비밀이였다.

세느강 좌안 15구 에펠탑 보이는 화실창문에서 북동쪽 정반대로 있는 18구 몽마르트 언덕까지 거리는 10km가 조금 넘는다. 거기까지 한적한 길줄기를 찾아 더듬어 가면 그보다 훨씬 멀었다. 파리를 그린 풍경화 제목은 나의 화실에서 몽마르트르 언덕까지 지그재그로 갔다 온 4계절 코스이다. 브랑리 뚝-샹젤리제-오스만 대로-베리에 가-몽마르뜨르 주노 대로-노르벵 길-노트르 담 사원-뽕뇌프 다리- 뽕까루셀 다리 1-뽕루셀 다리2
프로방스를 그린 풍경화 제목도 2008년에 프로방스를 여행한 코스인 아를르-님므-쌩트 빅뚜아르-엑스앙프로방스-쌩레미드프로방스 이다.

간략하고 명쾌한 화면을 만들고자 끝까지 애썼던 마티스가 그랬듯이, 화면에 작품이 이루어진 숨은 준비와 훈련이 전혀 보이지 않게, 그냥 경쾌하기만 하고 신선하기만 하게, 가볍게 보이려고 그렇게 시종일관 일했다.

그 날아갈듯한 들뜬 기분은, 쇼팽의 피아노 음처럼, 나에게는 중요했다.

Paris, 2010-12-31
파화 오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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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40년 걸어다닌 파리 스토리 오천룡 2011.01.11 13478
287 1970년 미술반 사진 shinkwas 첨부파일 2010.11.07 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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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걸어 다니는 미술사전’ 김달진 김달진 2010.06.24 13248
277 shin kwang-soon shinkwas 2010.05.26 12810
276   답글 [답변] 잘 있었고 건강하다는 소식으로 믿겠네. 오천룡 2010.05.26 13481
275    답글 [답변] 잘 있었고 건강하다는 소식으로 믿겠네. shinkwas 2010.05.27 13001
274 화가 오천룡의 새 그림들 김원 첨부파일 2010.05.26 1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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