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게시판 개설 축하 합니다.
작성자 주인 조회수 12185 건
홈페이지 작성일 2004.09.06. 23: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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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

* 그동안 게시판 사용상에 문제점이 있어서 답글을 진작에 써 놓았으나 오늘에야 올립니다.

오랜 만입니다. 금년 여름의 지나친 혹서를 어떻게 견디어 내셨습니까 ?

이곳에 오셔서 게시판 개설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나의 불영판 홈페이지를 한글판으로 내 놓는 문제를 형과 의논 할 때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두느냐 마느냐 했었드랬었지요. 그때 형은 게시판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하시고 나는 필요가 없다고 우겼지요.

내 주장대로 게시판 없는 홈페이지를 완성해 놓고 보니 형의 여기에 남기신 말씀처럼 무언지 허전해 보이긴 했어도 그 허전함이 게시판이 없어서 그런지를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분들로 부터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나서 그냥 나가시게 하는 것 보다 방문후의 소감이라도 적어 놓으실 분들은 적어 놓으시도록 게시판을 마련해 놓는 것이 친절함이며 양방통로가 되어서 근사하지 않겠느냐는 충고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손님들이 미술 전람회장에 오셨다가, 왔다 가노라는 말씀을 방명록에 써 놓고 가시는 것이 마음의 표시이며 기쁨인 것 처럼, 제 홈페이지에도 그런 게시판을 설치해 놓는 것이 좋았겠다고 생각됐습니다.

전시회에 다녀 가시면서 적어 놓으신 글귀와 성함이 담긴 방명록은 작가들이 애지중지 보관하면서 그분들의 필적이 그리워 질 때다마 꺼내어 무릅위에 올려 놓고 혼자서 조용히 펼쳐 보며 읽고 또 읽는 귀중한 추억 감입니다.

서로의 표정과 숨결을 서로 교환할 수 없을지라도 전자 게시판은 지구끝 아무리 먼곳에 있는 분에게 까지도, 학교 운동장 담밖으로 퍼져 울리는 마이크 소리처럼 멀리 멀리 펴져나가면서, 문자 그대로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전달되고 있으니 지금 내 나이에서도 이런 기계를 용케 사용하고 있으니 세상에 소외 당하지 않고 최신식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살고 있노라 생각하면서 왠지 모르는 야릇한 흥분에 휩싸임을 느낌니다.

아마도 고국의 반대편 먼 나라에 떨어져 살고 있는지가 너무 오래돼서 일까요 ?

그러나 화가는 예술가 중에서도 세상과 가장 동 떨어져 고독하였고, 아니면 고독을 일부러 사랑하여 고독 하고자 애썼었다고 볼 때, 그래서 좋은 작품을 산출해 내 놓을 수 있었었다고 볼 때, 그렇다면 고독을 모르는 화가가 과연 고독속에 같혀 있던 화가와 같이 걸작을 남길 수 있을 것 인가를 잘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고독을 필요로 하면 안 된다는 화가, 사방팔방으로 자유 분방하여 고독하려고 하지 않는 화가가 많아서 이제부터는 절망뿐인 화가가 아니고 세상을 기쁘게 살려는 화가가 정말 좋은 화가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반드시는 그렇지 않을 것이 고독을 언제나 사랑하여 고독하고자 하는 화가 그리고 어쩔 수없이 고독속에 있어야 하는 화가들이 옛날 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게 오늘날에도 곳곳에 숨어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찾아지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형은 게시판을 달아 논 홈페이지를 운영하게 된 나를 아직도 고독한 화가군에 속 한다고 여겨 주시겠습니까 ?

파리엔 오늘도 비가 여러번 내렸습니다. 일찍이 금년 더위가 완전히 물러 간듯 합니다.

환절기 건강에 조심하시기를 바라며,

파리도착 33년째 된 날 저녁에,

파리, 2004-08-29 비오고 흐림, 최저 기온 13°C , 최고기온 23°C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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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답글 죽음과 절망 왼쪽부분 확대 오천룡 첨부파일 2004.10.30 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