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물 마리니에르
작성자 오천룡 조회수 734 건
홈페이지 작성일 2004.09.12. 12: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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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자네를 여기서 이렇게 만나니 참 반갑네.

내가 자네 웹 사이트에 들어가 편지도 남기고 자네가 내글도 거기에 올려 많은 사람이 읽도록 해 줬는데 자네가 이번엔 내게 와서 글을 남겨 축하라 해주니 감개무량 일세.

자네가 파리에 왔다 갔다는 사실을 백건우-윤정희 예술가 부부에게 멋 모르고 말했더니 자네를 파리에서 못 보고 놓친 것을 매우 안타까워 하더군.

그 예술가 부부하고는 나도 만난지가 매우 오래 됐는데 엊그제 전화를 오래간만에 해 와서 그지간의 이런일 저런일을 셋이서 재밋게 교환하던 중, 내가 자네가 왔었더라고 말해 버렸던 것.

전화를 셋이서 동시에 나눌 수 있었던 것은 그쪽에서 너무 반갑다며 각자 전화기로 함께 말을 주고 받았기 때문이네. 백건우씨는 피아노 연습방에서의 전화를 쓰는 것 같았네.

대번에 왜, 우리 한테는 연락을 않하셨을까 하면서 매우 섭섭해 했기 때문에 그 건축가가 내내 그쪽은 잘 계신가하면서 안부를 전할 생각을 많이 했지만 나 하고 포도주 마시고 그동안의 회포를 푸느라고 그만 연락을 못하고 떠났노라고 하는 변명을 하느라 혼이 났었네.

자네가 백건우씨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 디나르 ≫ 음악 페스티발에 참석 했었던 해가 몇년전이지? 그때 참석에 대한 매우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더군.

백건우-윤정희 부부는 올 8월에도 매년 여는 디나르 여름 페스티발을 마치고 방금 파리로 돌아 왔다며, 왜 그렇지 않은가 큰 일을 치루고 나면 허전한 마음이 누구에게나 좀 있지, 그래서 오래간만에 나에게 전화를 건 것 같았네, 한번 만나자고.

마침, 콤퓨터 사용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아무래도 고집을 꺽고 콤퓨터를 배워야 겠노라고 하여서, 프랑스 인들은 아직도 꽤 많은 사람들이 콤퓨터 기피증에 있는데 자기들도 그랬다면서, 더 늦기전에 시작해서 이메일로라도 소식을 자주 교환하자고 했지.

연주여행을 자주 해야 하니까 외지에 나가면 파리집 전화만으로는 소식을 자주 알 수 없잖은가 ?

아마도 노트북을 곧 장만할 것으로 보였네.

자네가 파리에 오기만 하면 삶은 홍합 요리를 한냄비는 꼭 먹고 갔는데 요번에는 그 맛을 못 보고 떠나게 해서 참 미안하더군. 떠나는 날까지 공항 가는 길에 점심은 꼭 그걸로 먹자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원에서 ≪ 메르게즈 ( merguez)≫ 소세지 바베큐로 때우게 했지 !

자네가 남도에 가서의 삼합 요리와 맑은 온천물 얘기를 하니 자네의 폭넓은 미각이 생각나서 홍합 생각을 해냈네.

벨지움과의 국경도시 ≪ 릴 ≫ 에서, 9월 첫 주말의 3일간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큰 벼룩시장이라고 말 할 수있을 고물시장이 도로변에서 열리는데 그 시장터가 차지한 도로의 길이가 8킬로 미터라든가 10킬로미터라든가 하다니 굉장한 것.

프랑스 사람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에서도 다 모이는데 찾아간 사람들이 하루에는 다 못 보고 며칠간 진을 치고 보아야 될 정도인데 금년에도 횡재할 물건들을 찾으려고 100만명 이상이나 모여드는 인산인해 였다는 군.

그 벼룩시장에서 한참 전에 벵샹 반 고호의 사인없는 유화를 헐 값에 산, 눈 가진 사람이 있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었지.

그런데 내가 말하려는 것은 자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백포도주와 양파 소스로 조리한 삶은 홍합 ≪ 물 마리니에르 ( Moules mariniere)≫가 그시장에서 말할 수 없는 인기 음식이라는 것.

거짓말 보태서 거기를 방문한 100만명이 한번씩은 요기를 채우거나 군것질로 사 먹는 음식이어서 사흘동안에 몇천톤의 홍합이 팔리고 있다네.

홍합을 파는 식당 뒷편으로 검은색 조개 껍질을 한 홍합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모양이 꼭 조개탄을 산같이 쌓아 놓은 모양과 같은데 그 홍합을, 기관차 화부가 조개탄을 화덕에다 집어 넣듯이, 조리사가 삽으로 퍼서 부엌으로 나르고 있더군.

그것도 그럴 것이 이웃에 물 마리니에르를 제대로 조리 할 줄아는 원조격 나라인 벨지움이 있어서 겠고, 삶는 홍합 요리를 하기에 좋은 크기가 잔잔한 홍합이 네델란드로 부터 벨지움 해변 그리고 프랑스 북부 해변인 ≪ 페깡 ≫이나 ≪ 에트르따 ≫ 까지 쫙 깔려있다 시피하여서 인데, 릴 벼룩시장에서는 피자나 학더그 혹은 햄버거나 센드윗치는 먹거리로써 맥을 못 추고 마는 것일 테지.

그런데 자네도 잘아는 프랑스 인들이 좋아하는 해산물 연체동물 쟁반요리인 ≪ 쁠라 드 프뤼드메르(plat de fruits de mer) ≫ 에 올라오는 생굴 모냥 날로 먹는 커다란 홍합은 남쪽 프랑스 바닷가와 스페인 바닷가에서 나는 홍합들로서 이것은 삶으면 맛이 없지.

자네의 여행기록하는 습관은 알아줘야 하는 것이지만 내 시골동네 이야기까지 기록했다니 영광이네. 찾아 들어가 읽어 보겠네.

내이웃 친구부부가 소속되 있는 합창단원이 인근 시골마을에 허물어져 가는 12세기 로마네스크 성당을 3년동안 수리해서 완성한 기념으로 그 마을의 초대를 받아 그 성당에서 공연 한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된 시간이 돼서 여기서 줄이겠네.

옛날에 나도 그 합창단원이었었기 때문에 오늘 아는 사람을 많이 만날 것이네.

그럼 이 게시판에서 다시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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