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크라리넷 quintet 에 감사드리며
작성자 오천룡 조회수 11655 건
홈페이지 http://ohchunryong.com 작성일 2005.04.20. 1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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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김 순혜 여사께 제글을 읽어 주신 인사를 어느 기회에라도 직접 드렸으면 했었습니다.

그림을 일생 그려 왔어도 제자신이 누구고 무엇인지 모르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알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금은 알게 된 것이 아닙니다.

3년전부터 혹시 글로 적으면 나를 재발견 하든지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를 아는 것이 나를 구제하는 길이라고 언제부턴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하오나 나라고 해봐야 한낱 그림그리는 쟁이에 지나지 않아서 그런 쟁이가 생각이 있으면 무슨 생각이 있을 것이며, 끄적거리는 글을 써봐야 무엇을 쓸 것이며, 그러니 아무런 가치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시작 했습니다.

간혹 어떤사람은 그림그릴 시간도 없을 텐데 그럴시간이 있으면 그림이나 더 열심히 그려서 유명해 질 생각이나 더욱 해볼 것이지, 쯧쯧 참 안됐다라고도 여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그림을 아무리 그려도 않돼니까 이제는 글로서라도 시도해 볼려는가 보다고 비웃는 사람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가 내마음을 써내려 가야 하는데는 신경을 써야할 아무런 상관도 될 수가 없었습니다.

나에게 글을 쓰게 한사람이 두사람 있습니다.

20 여년 전쯤, 그중 한친구에게 내가 살아 온 화가로서의 나의 역사를 적어 놓고 싶다고 했을 때 너는 그런 또하나의 의욕이 어디서 생긴단 말이냐고 무릎을 치며 좋아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도록 한줄로도 내 의욕을 글로 나타내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3년전 6월, 그중 두번째 친구와 오베르쉬롸주에 갔을 때, 나는 그에게 내가 품었던 20 여년 전 의욕에 대해 우연히 말했는데 듣고 있던 그는 내가 글을 쓰기만 하면 모두 모아 줄 테니 화가의 이야기를 꼭 써 보라고 당부하듯 등을 밀었습니다.

그해 가을 한편의 글을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두번째 글도 보내고 세번째 글도 보냈습니다. 친구는 나의 졸문을 모두 친절히 읽어 주고 모든 글을 차례차례 그의 www.from60.com에 올려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보잘 것 없는 글을 지도해 주면서 나에게 글쓰기 길을 터준 두번째 친구는 이제 나의 선생님이 됐습니다.

사람마다 그만이 겪는 독특한 경험이 있게 마련이라면 이렇도록 나이 먹으며 유일한 경험을 했다고 자처하는 나, 그런 나의 마음과 생각을 되도록 자세히 적어 놓고 싶었습니다.

나는 내가 싫어하던 콤퓨터를, 나에게 닥쳤던 개인적 고민과 불행에서 탈출하여야 했던 어려운 시간을 콤퓨터를 단기간에 배우는 필연적인 시간으로 보내면서 한글타자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서툴기만한 철자법과 띄어쓰기와 씨름하면서 시대에 뒤 떨어지지 않는 한글을 사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동안의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적힌 보잘 것 없는 졸문들을 단시간내에 다 보아 주시고도 앞으로를 위한 글쓰는 용기를 제게 불어 주시느라 고마운 말씀까지 여기에 적어 남겨 주셨으니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저로선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악기 "크라리넷이 끼인 quintet" 에 오리이야기를 얹어 주실 수 있는 곱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니 신 김 순혜 여사께 꼬집어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마음으로부터의 감사를 여기에 띄어 보냄니다.

봄의 향기에서의 좋은 건강을 바람니다.

파리에서 오 천룡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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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제목 작성자 첨부 작성일 조회
78 최신작 유화 봄처녀를 소개합니다. 오천룡 첨부파일 2005.04.25 11715
77   답글 [답변]봄처녀 미라마 2005.05.20 11865
76   답글 [답변]최신작 유화 봄처녀 화면 왼쪽부분 확대 오천룡 첨부파일 2005.04.25 11649
75    답글 [답변]최신작 유화 봄처녀 화면 오른쪽 부분 확대 오천룡 첨부파일 2005.04.26 11789
74 오화백님께 김순혜 2005.04.19 11786
현재글   답글 [답변]크라리넷 quintet 에 감사드리며 오천룡 2005.04.20 11656
72 그림 잘 보고 가요~ ^^ 허윤희 2005.04.17 11806
71   답글 [답변]그림 잘 보고 가요~ ^^ 오천룡 2005.04.18 11630
70 최신작 봄의 교향악을 소개합니다. 오천룡 첨부파일 2005.04.14 11722
69   답글 [답변]최신작 봄의 교향악을 소개합니다. 그림청년 2005.04.16 11707
68    답글 [답변]새소리... 오천룡 2005.04.18 11611
67   답글 [답변] 봄의 교향악이.... 미라마 2005.04.16 12073
66    답글 [답변] 잊었던 봄의 교향악을.... 오천룡 2005.04.18 12112
65 그림 잘 보고 갑니다.. 그림청년 2005.04.13 11997
64   답글 [답변]그림 잘 보고 갑니다.. 파화 2005.04.13 11745